“엄마, 충치 사진 보여줘.”

행복이가 밤에 자주 하는 말이다. 생후 20개월 지나고부터 이를 닦아야 되는 이유를 알려줬다. 썩어서 땜을 한 내 어금니도 보여주면서 어릴 때 안 닦아서 너무 아팠던 이야기도 들려줬다. 이를 안 닦으려고 힘들게 하면 피나고 구멍이 뚫린 충치 사진을 보면서 함께 이야기했다.

이런 행동을 한 이유는 단순하다. 힘들게 설득해서 닦이고, 싫다고 하는 아이와 실랑이하고 있는 내가  어느 날 갑자기 바보같이 느껴졌다. 그리고 그 과정이 너무나 귀찮고 싫었다.

‘아니, 이를 닦지 않으면 아프고 힘든 건 내가 아니라 행복이잖아? 왜 내가 이렇게 안절부절이지?’

밥을 먹는 것도 마찬가지이다.

밥을 안 먹으면 내가 배고픈 게 아니라 아이가 배고프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입이라도 더 먹이려고 돌아다니는 아이를 타일르느라 고생이다. 이것 또한 뭐하는 짓인지… 도대체 납득이 되지 않았다. 끼니때마다 내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즐겁지 않은 식사시간을 보내는 것이 괴롭게만 느껴졌다.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별개로 매일 2-3 끼니를 이렇게 불편하게 먹어야 한다는 것은 식사시간을 좋아하던 내게 불행이었다.

“그만 먹을 거야? 안 먹으면 배고플 거야. 이따가 밥이나 간식은 주지 않을 거니까 배고파도 참고 자야 해. 먹을 거면 자리에 앉아서 네가 알아서 먹고, 안 먹을 거면 ‘이제 안 먹을래요-‘라고 말해.”

행복인 “안 먹을래요~”라고 말했고, 그날 밤 배고프다고 울부짖었다.

벌써 반년이 지난 그날 밤 일이 생생하게 떠오른다. 배고프다고 우는 자식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고 재우는 일은 나처럼 독한 엄마에게도 힘든 일이었다. 하지만 난 단단히 각오하고 한 일이기에 절대 물러서지 않았고, 다음 날 아침 일어난 행복이는 아침밥을 듬뿍 먹고 어린이집을 갔다.

“이 닦지 말고 벌레랑 같이 자.” 
“밥 먹지 말고 배고파도 참아.”